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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편- 콰헤리! 안녕 케냐야

안녕하세요, 여러분!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지난 다이어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은 제 마지막 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3월 초 한국으로 복귀해 다시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아직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케냐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벌써 꿈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저는 케냐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동료들과 함께 모여, 2026년에는 어떤 활동을 이어갈지,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는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단순히 연간 일정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어느 지역에 어떤 활동이 가장 필요한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수, 농업, 자연자원관리, 정책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의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더해가며 계획을 만들어갔습니다.
누군가는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했고, 또 누군가는 데이터와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더 필요한 지원을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이 하나의 방향으로 모여, 지역사회를 위한 다음 한 해의 계획이 조금씩 구체화되어 갔습니다.
그 회의 속에서 저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결국 혼자 만들어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역할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결될 때, 비로소 하나의 사업이 지역사회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바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요. 사실 얼마 전 있었던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으로 항공편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케냐에 이틀 정도 더 머물게 되었습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멀게만 느껴졌던 국제 정세와 분쟁이 실제 이동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험이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에서 괜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떠날 준비를 모두 마친 뒤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아 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주어진 이틀 덕분에 익숙했던 풍경과 사람들을 조금 더 마음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지나치듯 보았던 동네 길거리, 퇴근 후 마주하던 저녁 풍경까지도 그 순간에는 이전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케냐가 마지막으로 제게 조금만 더 있다 가라고 이야기해준 시간 같기도 했습니다.
잠시 이틀간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는데요,
눈물이 날 거 같을 때 눈물셀카를 찍으면 감정이 정리가 된다라는 말 아세요? 저도 눈물이 날 거 같아서 눈물셀카를 한번 남겨봤습니다.
매일 미우나 고우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이제는 한국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함께 보내는 시간 하나하나가 더없이 아쉽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2년이라고 부르고 싶은 1년 8개월의 시간이 끝이 났습니다.
많이 울고, 또 많이 웃었던 그 시간들을 지나며 저는 혼자 서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사실 그 모든 순간에 저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너무 다르지만 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동료들을 단순히 ‘회사’라는 단어 하나로 묶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보다 훨씬 깊고 소중한 의미로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또, 변화의 현장들을 제 두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제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고 마음에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춰 있던 한국에서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케냐에서의 기억은 오래도록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려고 합니다. 이제 저는 현장이 아닌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로 다시 현장을 만나고, 화면 너머의 동료들을 떠올리며,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제 역할을 이어가려 합니다.
비록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K-SEED 사업은 지금도 케냐 현장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한국에서 사업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여전히 함께 고민하고, 문서를 만들고, 동료들과 소통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월드비전 홈페이지나 다양한 소식들 속에서 K-SEED 사업 이야기를 만나게 되신다면, 반갑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저는 또 다른 기회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지켜봐주시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콰헤리(Goodbye) 케냐!
아싼테 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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