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의 케냐 다이어리
예은의 케냐 다이어리
#ESFP #개발협력5년차_중간삐약이
#오늘도 숫자 너머의 변화를 따라 걷고 기록하는 중 #케냐 요리 왕을 꿈꾸며
첫 다이어리부터 정주행 하기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오늘은 회사와 현장 밖, 조금 더 사적인 저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일에 몰두할 땐 케냐에 온 이유를 늘 되새기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아 다른 생각이 들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닫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이면, 문득 한국에서의 익숙한 일상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파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저는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이 곳에선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 말합니다.
야근 후, 즉흥적으로 동료들과 함께 갔던 한강 공원도, 아침 7시, 밤 12시, 새벽 3시, 어떤 시간에도 늘 열려있던 편의점도, 화요일이면 아파트 단지 앞으로 찾아오던 타코야끼 트럭도,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때
2025/07/09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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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 달에 한 번꼴로 아저씨의 농장을 찾아가는데요,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여긴 정말 ‘농장’이라기보다 작은 만물상 같다는 거예요!
카란자 아저씨의 농장에선 마뉴아(Manure), 즉 가축의 배설물과 식물 찌꺼기를 섞은 유기 퇴비도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양계도 권장되고 있는데요, 닭은 가정에 식량과 소득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 배설물이 마뉴아의 재료가 되어 농장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줍니다.
버려진 타이어를 이용한 양계장부터, 마대자루를 활용한 화분까지.. 그 모든 걸 부지런히 돌보는 아저씨의 모습에, 매번 박수를 안 보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제가 카란자 아저씨와 아저씨네 농장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라즈베리랑 고구마, 그리고 고수를 사랑하는 저에게 고수서리까지 특별히 허락된 곳이라..사심이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ㅎㅎ)
카란자 아저씨가 알려주는 기후스마트농업 - 2편
2025/06/14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지난주 처음 올린 글에 남겨주신 많은 응원 댓글들, 하나하나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제가 하는 일과 생각들을 나누는 통로쯤으로 여겼는데, 되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마음이 더 충만해졌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워터팬 이야기에 이어, 농부들이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가뭄에 맞서 어떻게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지,
‘기후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
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기후스마트농업(CSA)’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드론이나 스마트 센서 같은 최첨단 기술을 떠올리곤 합니다. 어쩌면 '스마트'라는 단어가 우리를 사로잡아, 기술 중심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실제로 기후스마트농업에는 그런 기술들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기후변화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맞닿은 실용적인 방식
입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한 토착 지식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
을 의미합니다.
이곳 케냐에서 실천되고 있는 기후스마트농업 역시, 주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고, 기존 농업 방식에 기후 적응과 완화 요소를 접목하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기후스마트농업이 극심한 홍수나 모든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그 영향을 줄여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임은 분명합니다. 때로는 기후스마트농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방문하신 분들 중엔 스마트팜처럼 거대한 온실 안에서 기계화된 장치들을 기대하셨다가 조금 실망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란자 아저씨가 알려주는 기후스마트농업 - 1편
2025/06/14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오늘은 제가 이곳 케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주한 작은 변화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사업
은,
기후변화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냐 주민들과 함께 복원 활동, 수자원 시설 설치, 정책 개선 등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통합적’ 기후변화 대응 사업
입니다. ‘통합적’이라는 말처럼, 제가 맡은 사업에는 산림, 물, 생계, 정책,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히고 맞물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오늘 '
물
'을 선택하여 여러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물’은 이곳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물이 있어야 가축들에게 물을 줄 수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고, 나무도 자라며, 아이들도 씻고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상황은 점점 달라졌습니다. 비가 쏟아지다 뚝 멈춰버리고, 몇 달씩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날들이 반복되면서 우기와 건기의 경계마저 흐려졌습니다.
이곳에서 물 부족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 전체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걸 현장에 있으면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부족해진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사업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애정하면서도 가장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물과 관련된 존재, ‘
워터팬(Water Pan)
’ 에 대해 나눠보려 합니다.
‘워터팬’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저도 이 사업을 하며 처음 접한 단어입니다.
Water(물) + Pan(그릇 혹은 얕은 웅덩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쉽게 말해 비가 올 때 그 물을 담아둘 수 있는
‘큰 빗물 웅덩이’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저수지’를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요, 워터팬은 저수지보다 작고,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땅을 파고 다져 만든 자연형 빗물 저장소에 가깝습니다. ‘
마을 맞춤형 소규모 물 저장 시설
’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여라 물아
2025/05/23
엔타소파! 케냐에서 월드비전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예은입니다.
(Enta sopha! 마사이어로 안녕하세요.)
2016년, 해외봉사로 처음 필리핀에 발을 디디며 시작된 제 여정은 스리랑카, 가나, 우간다를 거쳐 2024년 7월부터는 케냐라는 새로운 땅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케냐에 파견되어,
월드비전이 KOICA와 함께 진행 중인 KSEED 사업
을 맡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선택하며 자연을 회복하고 삶을 변화시켜가는, 통합적 기후변화 대응 사업
입니다.
사실, 저에게는 이 모든 게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사업도, 케냐라는 땅도 모두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어도 다르고, 일의 흐름도 전혀 달랐기에 익숙한 방식이 통하지 않는 순간들이 많았고, 그만큼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낯설고, 적응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했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여기서 잘하고 있는 걸까?’ 자문하는 날들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가 마주하게 된 풍경은 제 마음을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Enta sopha! (안녕하세요!)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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