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의 케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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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의 케냐 다이어리
#ESFP #개발협력5년차_중간삐약이
#오늘도 숫자 너머의 변화를 따라 걷고 기록하는 중 #케냐 요리 왕을 꿈꾸며
첫 다이어리부터 정주행 하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겨울로 들어가면서 많이 추워졌다고 들었는데, 케냐는 요즘 소우기라 곳곳에 무지개가 자주 떠오르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져 여러분들께도 사진 공유드립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 늘 감기 조심하세요.
최근 넷플릭스에〈케냐간 세끼〉가 업로드됐더라고요. 제가 지내는 나라가 배경이라 그런지 괜히 더 반갑고, “헐 저기 나온다! 저기 나 알아!” 하면서 혼잣말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제겐 너무 익숙해져서 그냥 스쳐갔던 일상들이 다른 사람 눈엔 새롭고 신기하게 보인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그 덕분에 저도 케냐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정주행은 못했지만, 음식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저도 케냐에서 살며 만난 음식들을 살짝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인 만다지인데요, 우리나라 꽈배기에서 설탕만 뺀 맛인데 담백하고 고소해서, 출근길에 하나씩 사 먹기 딱 좋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거의 기본으로 나오는 메뉴가 짜파티, 염소고기, 그리고 우갈리입니다. 문제는 저는 우갈리(사진도 없을 정도로 안 먹어요ㅎㅎ)를 잘 못 먹어서 대부분 짜파티 + 염소고기(혹은 닭고기) 조합으로 한 접시를 해결합니다.
11편- 케냐 간 세끼
2025/12/01
여러분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
오늘은 제가 케냐에서 지내며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동물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끔은 농담처럼 “오늘 사람보다 동물을 더 많이 본 것 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케냐에서 제 일상은 늘 동물과 함께합니다.
한국에서 아프리카의 동물 하면 보통 사자, 치타, 기린 같은 국립공원의 야생동물들이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물론 그런 장면들을 가까운 국립공원으로 가면 볼 수 있지만, 제가 매일 만나는 동물들은 조금 다릅니다.
집 배란다에 나가도 소. 현장에 나가도 소, 염소. 가끔은 도로 위를 느긋하게 걷는 낙타들까지. 어디를 가든 이 동물들은 제 하루에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10편-오늘도 소와 염소 사이로 지나갑니다
2025/11/13
여러분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한국은 이제 제법 공기가 차가워지고, 가을이 깊어지고 있겠죠? 저는 매년 이맘때면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그토록 싫어했던 은행 냄새가 그리워지곤 합니다.
이곳 케냐는 반대로 햇살이 점점 강해지고, 사람들은 반팔을 꺼내 입기 시작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한국의 가을이 그립지만, 이곳에서도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니, 또 한계절을 열심히 살아보고자 다짐하게 됩니다.
오늘은 ‘저축그룹'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한국에도 예전부터 친구나 이웃끼리 조금씩 돈을 모아 서로 필요한 때에 도와주던 ‘계(契)’라는 문화가 있었듯이, 케냐에도 이와 비슷한 모임이 있습니다. 바로 저축그룹인데요.
9편-한푼 모아 두푼, 두푼 모아 지속 가능한 삶을!
2025/10/21
안녕하세요 여러분,
케냐에서 파견 생활 중인 김예은입니다.
잠시 바쁜 업무를 마무리하고 휴가를 다녀오느라 그동안 소식이 뜸했는데요,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어떤 이야기를 전하면 좋을까 메모장을 켰다 껐다 하며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 중에 문득 떠오른 건, 매일 함께 부대끼며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우나 고우나, 소중한 저희 케냐 동료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한국인 동료 4명, 케냐 동료 16명과 함께 한 팀을 이루어 KSEED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배경과 역할은 다르지만, “우리가 돕는 마을과 지역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같은 목표로 묶인 사람들입니다.
처음 케냐에 파견왔을 때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순간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8편-미우나 고우나, 소중한 나의 동료
2025/09/26
신입 사원으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구가 제게 선물해준 책의 제목은 '일의 기쁨과 슬픔' 이었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참 다양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아실현의 무대, 또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한 수단이 되죠.
저는 일이라는 것을 하나로만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실현의 장이면서 동시에 생계 수단이기도 하고, 제가 받은 책의 제목처럼 기쁨을 줄 때도 있지만, 때로는 힘들고 슬픈 순간도 있는,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세계입니다.
케냐에서 저의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아프리카에서의 NGO 파견 생활’이라고 하면, 조끼를 입고 오프로드 차량을 타고 마을을 누비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현장 최전선을 떠올립니다. 물론 저도 조끼를 입고 마을을 다니며 변화가 만들어지는 그 순간들을 가까이서 보고 있습니다.
7편-일의 기쁨과 슬픔
2025/08/19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훌쩍 넘고, 연일 폭염주의보 소식이 들려오는 한국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곳 케냐는 '겨울'입니다.
(전기장판과 물주머니는 요즘 없어서는 안될 제 삶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아프리카 = 무조건 더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익숙하실 텐데요. 물론 지역에 따라 기후는 정말 다양합니다. 해안지역은 덥고 습하지만, 고지대는 의외로 선선하고, 북부는 건조하고 뜨겁기만 합니다.
제가 지내고 있는 카지아도 주는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연평균 기온이 28도를 넘지 않을 만큼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 년 내내 비교적 쾌적한 기후 속에서 파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케냐 사람들도 흔히 ‘겨울’이라고 부르는 시기입니다. 보통, 한국에서 가장 덥다고 하는 6월 중순부터 8월까지를 이렇게 부르곤 하는데요 이 시기에는 최저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져 밤이면 두꺼운 이불 없이는 잠들기 어려울 정도로 쌀쌀합니다.
낮에는 햇살이 비추면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바람이 부쩍 차게 느껴집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 기준에서는 그저 가을 날씨 정도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일 년 중 열 달을 따뜻한 햇살 속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저도 이 시기를 당연하다는 듯 ‘겨울’이라고 부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6편-케냐의 겨울은
2025/08/08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오늘은 회사와 현장 밖, 조금 더 사적인 저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일에 몰두할 땐 케냐에 온 이유를 늘 되새기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아 다른 생각이 들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닫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이면, 문득 한국에서의 익숙한 일상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파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저는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이 곳에선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 말합니다.
야근 후, 즉흥적으로 동료들과 함께 갔던 한강 공원도, 아침 7시, 밤 12시, 새벽 3시, 어떤 시간에도 늘 열려있던 편의점도, 화요일이면 아파트 단지 앞으로 찾아오던 타코야끼 트럭도,
5편-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때
2025/07/09
저는 세 달에 한 번꼴로 아저씨의 농장을 찾아가는데요,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여긴 정말 ‘농장’이라기보다 작은 만물상 같다는 거예요!
카란자 아저씨의 농장에선 마뉴아(Manure), 즉 가축의 배설물과 식물 찌꺼기를 섞은 유기 퇴비도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양계도 권장되고 있는데요, 닭은 가정에 식량과 소득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 배설물이 마뉴아의 재료가 되어 농장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줍니다.
버려진 타이어를 이용한 양계장부터, 마대자루를 활용한 화분까지.. 그 모든 걸 부지런히 돌보는 아저씨의 모습에, 매번 박수를 안 보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제가 카란자 아저씨와 아저씨네 농장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라즈베리랑 고구마, 그리고 고수를 사랑하는 저에게 고수서리까지 특별히 허락된 곳이라..사심이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ㅎㅎ)
4편-카란자 아저씨가 알려주는 기후스마트농업(2)
2025/06/14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지난주 처음 올린 글에 남겨주신 많은 응원 댓글들, 하나하나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제가 하는 일과 생각들을 나누는 통로쯤으로 여겼는데, 되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마음이 더 충만해졌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워터팬 이야기에 이어, 농부들이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가뭄에 맞서 어떻게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지,
‘기후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
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기후스마트농업(CSA)’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드론이나 스마트 센서 같은 최첨단 기술을 떠올리곤 합니다. 어쩌면 '스마트'라는 단어가 우리를 사로잡아, 기술 중심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실제로 기후스마트농업에는 그런 기술들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기후변화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맞닿은 실용적인 방식
입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한 토착 지식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
을 의미합니다.
이곳 케냐에서 실천되고 있는 기후스마트농업 역시, 주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고, 기존 농업 방식에 기후 적응과 완화 요소를 접목하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기후스마트농업이 극심한 홍수나 모든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그 영향을 줄여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임은 분명합니다. 때로는 기후스마트농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방문하신 분들 중엔 스마트팜처럼 거대한 온실 안에서 기계화된 장치들을 기대하셨다가 조금 실망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3편-카란자 아저씨가 알려주는 기후스마트농업(1)
2025/06/14
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오늘은 제가 이곳 케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주한 작은 변화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사업
은,
기후변화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냐 주민들과 함께 복원 활동, 수자원 시설 설치, 정책 개선 등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통합적’ 기후변화 대응 사업
입니다. ‘통합적’이라는 말처럼, 제가 맡은 사업에는 산림, 물, 생계, 정책,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히고 맞물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오늘 '
물
'을 선택하여 여러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물’은 이곳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물이 있어야 가축들에게 물을 줄 수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고, 나무도 자라며, 아이들도 씻고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상황은 점점 달라졌습니다. 비가 쏟아지다 뚝 멈춰버리고, 몇 달씩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날들이 반복되면서 우기와 건기의 경계마저 흐려졌습니다.
이곳에서 물 부족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 전체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걸 현장에 있으면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부족해진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사업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애정하면서도 가장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물과 관련된 존재, ‘
워터팬(Water Pan)
’ 에 대해 나눠보려 합니다.
‘워터팬’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저도 이 사업을 하며 처음 접한 단어입니다.
Water(물) + Pan(그릇 혹은 얕은 웅덩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쉽게 말해 비가 올 때 그 물을 담아둘 수 있는
‘큰 빗물 웅덩이’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저수지’를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요, 워터팬은 저수지보다 작고,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땅을 파고 다져 만든 자연형 빗물 저장소에 가깝습니다. ‘
마을 맞춤형 소규모 물 저장 시설
’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편-고여라 물아
2025/05/23
엔타소파! 케냐에서 월드비전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예은입니다.
(Enta sopha! 마사이어로 안녕하세요.)
2016년, 해외봉사로 처음 필리핀에 발을 디디며 시작된 제 여정은 스리랑카, 가나, 우간다를 거쳐 2024년 7월부터는 케냐라는 새로운 땅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케냐에 파견되어,
월드비전이 KOICA와 함께 진행 중인 KSEED 사업
을 맡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선택하며 자연을 회복하고 삶을 변화시켜가는, 통합적 기후변화 대응 사업
입니다.
사실, 저에게는 이 모든 게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사업도, 케냐라는 땅도 모두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어도 다르고, 일의 흐름도 전혀 달랐기에 익숙한 방식이 통하지 않는 순간들이 많았고, 그만큼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낯설고, 적응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했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여기서 잘하고 있는 걸까?’ 자문하는 날들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가 마주하게 된 풍경은 제 마음을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1편-Enta sopha! (안녕하세요!)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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