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케냐에 파견 중인 김예은입니다.
지난주 처음 올린 글에 남겨주신 많은 응원 댓글들, 하나하나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제가 하는 일과 생각들을 나누는 통로쯤으로 여겼는데, 되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마음이 더 충만해졌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워터팬 이야기에 이어, 농부들이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가뭄에 맞서 어떻게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지, ‘기후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기후스마트농업(CSA)’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드론이나 스마트 센서 같은 최첨단 기술을 떠올리곤 합니다. 어쩌면 '스마트'라는 단어가 우리를 사로잡아, 기술 중심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실제로 기후스마트농업에는 그런 기술들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기후변화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맞닿은 실용적인 방식입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한 토착 지식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곳 케냐에서 실천되고 있는 기후스마트농업 역시, 주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고, 기존 농업 방식에 기후 적응과 완화 요소를 접목하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기후스마트농업이 극심한 홍수나 모든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그 영향을 줄여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임은 분명합니다. 때로는 기후스마트농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방문하신 분들 중엔 스마트팜처럼 거대한 온실 안에서 기계화된 장치들을 기대하셨다가 조금 실망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지켜보다 보면, 보이는 것이 조금 초라해 보여도,심지어 작은 플라스틱 물병에 옥수수를 심는 것이더라도, 그 결과를 보고 나면 그 안에 담긴 지혜에 저부터도 놀라곤 합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 아주 적은 물로도 작물을 키워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적은 자원으로도 수확을 이어갈 수 있는 이런 방법들을 보다 보면, 이곳에서 농업이 기후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영향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답니다.
이 곳 케냐의 작은 마을에서 월드비전이 기후스마트농업으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카란자 아저씨와 아저씨의 농장 이야기로 소개해 드릴게요!
이 분이 카란자 아저씨랍니다! :)
카란자 아저씨는 2023년 월드비전 KSEED 사업의 대표 농부로 선정되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가뭄과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저씨는, 이후 기후스마트농업 교육에 여러 차례 참여하며 농장에 다양한 기술을 직접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혼작(Intercropping)!
서로 보완해주는 작물을 한 밭에 함께 심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옥수수는 콩에 그늘을 제공하고, 콩은 땅에 질소를 더해줘 두 작물 모두 더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멀칭(Mulching)!
작물 주변에 마른 풀이나 식물 찌꺼기를 덮어 흙 속 수분 증발을 막는 방식입니다.
타이어나 비닐을 활용해 작물별로 경계를 나누고 흙을 보존하는 기법
우유 봉지나 밀가루 포대 같은 재활용 재료에 작물을 심는 방식
모두 이 농장에서 실천되고 있는 기후스마트농업의 예시랍니다. 진짜 창의적이고 실용적이지요?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카란자 아저씨의 다양한 노력들을 담아 2편으로 바로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