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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미우나 고우나, 소중한 나의 동료

안녕하세요 여러분,
케냐에서 파견 생활 중인 김예은입니다.
잠시 바쁜 업무를 마무리하고 휴가를 다녀오느라 그동안 소식이 뜸했는데요,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어떤 이야기를 전하면 좋을까 메모장을 켰다 껐다 하며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 중에 문득 떠오른 건, 매일 함께 부대끼며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우나 고우나, 소중한 저희 케냐 동료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한국인 동료 4명, 케냐 동료 16명과 함께 한 팀을 이루어 KSEED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배경과 역할은 다르지만, “우리가 돕는 마을과 지역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같은 목표로 묶인 사람들입니다.
처음 케냐에 파견왔을 때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순간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하지만 달라진건 처음엔 그 차이가 낯설고 버겁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다른 문화에서 자라왔기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도 달랐던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입니다.
특히 케냐에는 “Pole pole(느리게, 느리게)”, 그리고 “Hakuna Matata(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 라는 말처럼 여유와 낙관의 문화가 깊이 배어 있는데요, 한국의 "빨리빨리"문화와는 정말 다르죠?
동료들이 급하게 처리해야하는 일들 앞에 여유있는 모습들을 보면 속이 답답해 화를 낼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도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이해해주게 되었고, 저 역시 케냐의 “pole pole(느리게, 느리게)”와 “hakuna matata(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의 태도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빨리빨리와 느리게 느리게의 중간 그 어디에선가 만나고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더 나은 아이디어와 방법이 나오곤 하고, 그 과정이 동료애를 깊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꼭 자랑하고 싶은 건, 케냐 동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주는 전문성입니다.
누군가는 황폐해진 땅을 살려내는 복원 활동에 강하고, 또 누구는 큰 규모의 공사 프로젝트를 이끌만큼 노하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누구는 주민들과 함께 기후농법을 실천하며 생계를 지켜내고, 누군가는 꼼꼼하게 장부를 챙기는 회계 전문가로서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이들의 힘 덕분에 사업이 현실에 맞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걸 매일 느끼며, 이들의 지혜와 헌신 없이는 사업이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저는 매일 실감합니다.
때로는 서로 맘이 상해 토라지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때로는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며, 또 어떤 날은 친구처럼 웃음을 나누는 소중한 저의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며,
오늘은 이렇게 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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