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에도 2025년 새해가 밝았어요.
한국에서는 독감이 유행할 정도로 추운 겨울이지만, 이곳은 우기 시즌이라 후덥지근하게 덥기도 하고, 대체로 선선한 날씨랍니다.
지난 2024년은 잠비아 사람들에게도, 저에게도 참 쉽지 않은 해였어요. 가뭄이 너무 심해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될 정도로 식량 부족, 물 부족, 전기 부족, 물가 상승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답니다.
저는 2024년 2월부터 잠비아에서 살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하루에 6시간 정도 전기가 들어오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더라고요. 8~9월 이후로는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전기를 쓸 수 있었어요. 게다가 전력이 약해서 세탁기가 있지만 사용할 수 없어 손빨래 해야 했고, 전자레인지도 있지만 못 써서 매일 냄비 밥을 하거나 찬밥을 끓여 먹고 볶아먹으며 지냈답니다.
제가 사는 집은 반은 인덕션, 반은 가스레인지로 되어 있어서 전기가 없어도 밥을 하거나 물을 끓이는 건 가능했어요. 이곳에서는 가스를 다 쓰면 가스통을 빼서 충전소에 가져가 충전한 뒤 다시 집으로 가져와 호스를 연결해 사용해요. 혹시 위험하지 않냐고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한번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익숙해지더라고요. 물론, 가끔씩 가스를 구하지 못할 때는 며칠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만요.
혹시 “가뭄인데 왜 전기가 부족하지?”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은 한국과 다르게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물이 부족하면 전기 생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답니다. 앞으로 3년간은 충분히 비가 내려야 댐이 다시 물로 채워지고, 전력 상황도 회복될 거라고 하네요.
작년에는 우기 시즌에도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더 걱정스러웠는데, 올해는 그래도 가끔씩 무거운 비가 내려주니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비가 내릴 때면 “비님이 오셨다~” 하고 진심으로 반기게 된답니다. ㅎㅎ 물론, 비 오는 날은 태양열 충전이 안 돼서 전기가 아예 없어지는 날도 있지만요.
그래도 올해는 비가 계속 내려서 이 가뭄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잠비아의 자연과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저에게도 조금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하며...
Zikomo kwambiri, Tizawonana!
지코모 쾀비리, 티자오나나!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