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지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뭔지 아시나요? 바로 아프지 않기!랍니다. 변수가 넘치는 이곳에서는 특히나 건강을 유지하는 게 필수인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지만, 현장에서는 아프면 치료받기도 쉽지 않고, 정신적으로도 더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 파견 근무를 시작하고 3년 정도는, 탄산음료를 물처럼 마시고, 매일 밀가루와 튀김, 설탕 듬뿍 들어간 음식으로 살았고, 결국 건강하지 않은 살들을 덤으로 얻었지만, 어려서 그런지 몸이 급격히 망가지진 않았었는데요!
파견 후 건강검진에서 파견 전과 비교해 체지방은 급상승, 근력은 거의 실종된 결과를 보고,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께서 '아직 어려서 몰라도, 이렇게 살다간 건강 금방 무너집니다!'라는 팩폭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었다죠.
돌아보니, 진짜 내 몸이 밀가루랑 설탕 반죽, 그리고 탄산으로 꽉 채워져 있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은 더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찌우는 법을 자연스레 익히고 터득하려 한 것 같아요. 한국에 있었으면 신경도 안 썼을 단백질, 오메가3, 비타민 C가 가득한 음식들을 찾아 먹게 되는 파견 생활 중이랍니다.
요즘 잠비아에서는 비타민 C가 듬뿍 들어 있다는 바오밥 열매에 푹 빠졌는데요. 바오밥 파우더를 사서 물에 타 마셔보기도 하고, 우연히 발견한 포장된 바오밥 열매도 사 먹어봤어요. (살짝 새콤한 맛에요! 엄청 시진 않고, 단맛은 전혀 없답니다. 파우더는 물에 타면 잘 안 녹아 계속 저어 마셔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직원들과 나눠 먹으려고 종종 사무실을 누비고 돌아다니다 보니, 이곳에서 저는 바오밥과 현지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통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한 직원이 "이거 진짜 신선한 바오밥 열매야! 직접 먹어봐!"라며 건네준 바오밥 열매를 처음 접했는데요. 바오밥 나무는 많이 봤어도, 이렇게 실제 열매를 눈앞에서 본 건 처음이라 너무 신기하고, 선물을 받는 게 흔치 않은 일이라 정말 신기했어요.
단단한 껍질을 깨보려 몇 번 벽에 내리쳐봤지만, 꿈쩍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바닥에 힘껏 내려치니, 드디어 하얀 바오밥 열매 덩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그동안 포장된 열매만 먹다가 직접 껍질을 까서 먹으니, 뭔가 더 신선하고 맛있는 느낌이랄까? 그랬어요. 현장 가는 날엔 어쩔 수 없이 점심을 거르거나, 화장실 문제로 물을 많이 마시지 못할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 요 바오밥 열매 몇 개를 입에 넣고 녹여 먹으면, 비타민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랍니다.
좋은 건 일단 나누고 봐야 직성이 풀려서, 여기저기 바오밥 예찬론을 펼치다 보니, 어느새 바오밥 홍보대사가 되어버렸어요. 비타민C 함량이 오렌지의 10배나 되고, 혈당 수치를 낮추며, 간 해독 효과도 있다고 하니, 잠비아에 오실 일이 있다면 바오밥 파우더 하나쯤 챙겨 가셔요!
P.S 사실 잠비아에 이렇다 할 특산품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