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기' 그리고 '스며들기’

벌써 워크숍의 일정의 절반 넘게 지나왔네요. 여러모로 시작 자체가 너무 늦어진 것 같아 쫓기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크게 한번 한~숨 쉬며,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조급해하고, 초조해하면,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이 가고, 봐야 할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매일의 워크숍이 끝나면 오늘 일과를 돌아보며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찾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마을(그룹) 별로 논의하고 발표하는 시간에, 발표자가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사람들이 너무 웅성웅성 시끄럽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저는 이게 더 좋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Noisy is better than silence(시끄러운 것이 침묵보다 나아요)'라고 말했답니다. 발표가 완벽했거나 혹은 관심이 없거나, 아예 무슨 소리인지 모르면 보통 아무 말도 하지 않겠지만, 모두 다른 마을의 이슈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듣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에 좋았거든요. (물론, 집중하지 못하거나, 잡담이라면 제재를 해야겠지만요)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걸음이 빠르고, 밥도 빨리 먹고, 늘 앞서 걸어가는 편이에요. 하지만 오랜(?) 파견 생활을 통해, 발걸음을 맞춰야 할 때도, 뒤에서 따라 걸어가야 할 때도 있다는 걸 체험으로 배웠어요. 때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전체를 바라보기도 해야 한다는 것도요. 그리고 늘 이때를 알아차리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니까요.
오늘 워크숍을 통해 워킹그룹원(마을의 영적 리더, 지역 정부 보건-교육인력, 사무원 등) 마을의 현재와, 5년 후 변해 있을 마을의 모습을 상상하고 나누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았는데요. 마을의 현재 상황과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차리기' 과정을 경험했어요. 우리가 함께 디자인하고, 그려나가는 이 행복한 상상의 꿈과 현실이 사업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오늘도 하루하루 잠비아에, 사람들에, 스며들어가는 중이네요. 저는 :)
P.S: 잠비아에 와서 발견한 사실 하나! 저.. 아무리 봐도 풍선 불기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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