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니하오? 아냐, 난 한국인이야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파견자로 해외에서 살아가다 보면, 가끔은 놀림을 받거나 이거 인종차별인가? 싶은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려 해요.
처음 아프리카 대륙으로 파견을 나갔을 때, 종종 들었던 말은 이런 것들이었어요. [차이나! 칭챙총! 칭칭챙챙! 니하오!] 처음엔 응? 뭐지?싶었고, 그다음엔 저는 한국인이에요라고 대답했죠.
그러면 돌아오는 반응들은 주로 [한국? 그게 어딘데? 어차피 같은 중국 아니야? 한국인데 왜 중국어 못 해?]이고, 길에서 내내 쫓아오며 놀리는 사람들까지.. 그럴 땐 대화 자체가 성립이 안 되더라고요.
파견 초반엔 정말 친절하게 설명했어요. [아니야, 한국은 독립된 나라야. 북쪽엔 북한, 남쪽엔 대한민국, 나는 거기서 왔어!] 그랬다가 나중엔 화도 내보고, 무시도 해보고, 붙잡고 길게 설명해보기도 했죠. 그리고 지금은요? 그냥 노이즈 캔슬링 모드 ON! 내 귀는 지금 꺼져 있으니까~~ 안 들려요~ 느낌으로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분별력(?)이 생기더라구요. 이 사람은 진심으로 궁금해서 말을 거는 걸까? 아니면 그냥 놀리고 싶은 걸까? 이젠 놀림이면 무대응하고, 궁금함이면 웃으며 나는 한국인이에요~ 하고 알려줘요.
이제는 종종 [쏘니~ 알아요!, 오! 나는 넷플릭스로 무슨 무슨 드라마 봤어요!] 같은 말을 들을 때도 있어요. 이곳은 여전히 한류라는 단어가 생소한 나라이지만, 그럴 때마다 괜히 제가 다 반갑고 뿌듯하더라고요. 한때는 그런 오해가 싫어서 SOUTH KOREA라고 써 있는 가방, 점퍼, 티셔츠로 풀 장착하고 다닌 적도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그저 너무 귀엽네요
물론, 우리 프로그램 지역의 주민들이나 아이들은 그런 놀림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외부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보고 비슷하게 놀리지는 않을까?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아파져요.
그래서 저는 옹호 활동 모니터링을 나갈 때, ‘다름을 대하는 센스'에 대해 슬쩍 이야기해요. 지레짐작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는, 궁금하면 정중히 물어보는 것, 그게 진짜 멋지고 예의 있는 태도라고요!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길 수 있으니까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처음엔 놀랍고, 당황스럽고, 욱! 하기도 하셨을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럴 땐, 몰라서 그랬겠지~ 하고 한 번쯤 웃어 넘겨 보는 것도 좋고, 모르니 그럴 거야~하고, 부드럽게 알려주는 것도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더라고요.
저도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며, 오늘도 이렇게 현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어요.
2025년 3월의 어느 주말, 잠비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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