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업무가 있는 날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출근하고, 다시 차를 바꿔 타고 오프로드를 달려 현장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아닌 ‘아점저’를 한 끼로 해결하는 날이 많답니다. 다시 한 시간이 넘는 길을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갈 때면, 늘 순간이동이 간절해지지요. 

몸은 피곤한 하루 속에서도, 문득 문득 소소한 행복을 발견합니다.
이런 순간들이 저에게는 기쁨이랍니다. 
? 기쁨이란 무엇일까요?
기쁨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순간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같은 하루를 보내도, 같은 상황을 겪어도, 그 순간을 기쁨과 감사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릴 수도 있겠지요.
저는, 마실 물이 있어서, 먹을 것이 있어서, 오늘은 전기가 있어서, 오늘은 샤워할 수 있는 물이 나와서, 그 자체로 기쁘고, 감사한 하루를 살아갑니다.
제가 느끼는 이런 원초적인 감정에서 오는 기쁨을, 우리 주민들도 매일같이 느끼고 있을까요?
오랜 파견 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하나 있어요.
“커서 뭐가 되고싶어?” “꿈이 뭐야?“가 아니라,
그럼 아이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해요.
어찌 보면 참 단순하고, 너무나 당연한 대답들이지요. 그런데, 그 당연한 것들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간절한 꿈이 되어버린 현실을 마주합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릴 수 없는 아이들에게, 그것들을 더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현장에서 나가는 차량 안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동합니다.
“나는 오늘도 그 걸음을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갔을까?” 그리고 한 걸음이라도 내디딜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 또 기쁘고 감사하며, "잘 했어." 토닥토닥.
우리가 ‘기쁨’을 이야기할 때, 사실은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기쁨이 될 수도, 그저 일상의 한 조각이 될 수도 있음을 배웁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 소소한 행복을 마음에 담아갑니다.
2025년 2월 19일, 잠비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