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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의 이야기 4] 이양식에 다녀온 날

한국에서는 건물의 착공식이나 이양식에 가볼 일이 없지만, 파견지에서는 유독 건축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모자보건사업 같은 경우 보건소를 짓고 개보수하는 활동이 주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런 기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양식이 낯선 분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양식은 한자 그대로 “넘겨주는” 행사를 뜻합니다. 월드비전을 통해 잘 지어진 건물을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지방정부에 넘겨주며, 앞으로 성실히 관리할 것을 약속 받는 자리인 것이죠.
저희 사업의 보건소 이양식에 가면 지역 주민들, 보건소 직원들, 지역정부 관계자들, 종교지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새로운 건물 앞에서 들뜬 마음으로 서서 행사를 시작합니다. 이후 각 조직 대표자의 연설, 리본 커팅식과 Donor Plate 공개, 이양식 문서 작성, 식사 시간 순으로 진행됩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리본 커팅식과 Donor Plate 공개는 순식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 이양식 대부분의 시간은 각 조직 대표의 연설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정부 관계자들의 연설을 듣는 이 시간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고 동기 부여가 되는 시간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지역사회에 실제적인 변화를 낳고 있고,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변화를 위해 간절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설을 듣다보면 각 연설자들은 서로 다른 전문성,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 건물을 통해 바라는 지역사회의 모습은 결국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목적지를 재확인하는 것이 이양식의 중요한 기능인 것 같습니다.
이양식의 모든 순서가 끝나면 항상 보건소와 지역정부에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주십니다. 식사를 하고 있으면 저희 파견자들에게 새로운 음식이나 디저트를 하나라도 더 맛보게 해주시려고 이것저것 새롭고 신기한 음식을 가져와주십니다. 덕분에 그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과 디저트를 많이 알아오곤 합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이양식에서 새롭게 발견한 카사바로 만든 코코넛 떡입니다.)
그렇게 이양식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양식에서 만난 분들의 간절함과 열심이 저에게 전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전해진 마음을 가지고 또 사무실에 앉아 주어진 일을 해봅니다.
다음에 또 현장감 넘치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