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혜원의 필리핀 다이어리
현성&혜원의 필리핀 다이어리
#현성 #ISTJ #6년간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국제개발사업으로 뛰어든 남자
#혜원 #INFP #국제개발사업 파견 2년차 #아직은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은 개발협력 새내기
첫 다이어리부터 정주행 하기
제가 살고 있는 필리핀은
연 평균 기온이 27도인 열대 기후 지역
입니다. 한국은 4계절이 있어 겨울이 오면 동물들은 겨울 잠을 자고, 곤충들은 잠시 사라지고, 나무도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데, 사시사철 푸르고 비가 많이 오는 필리핀에서는 동식물, 곤충들이 쉴 틈이 없이 일 년 내내 자란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만든 도로와 집이라고 해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듯, 저는 여러 살아있는 것들과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출/퇴근길과 산책 길에는 무리 지어 다니는 개들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아직 위험에 노출된 적은 없지만 사업 현장을 모니터링 하다 보면 보건소에 개 물림 사고로 방문한 환자들도 꽤 많습니다.
(동네 골목대장처럼 개들이 길을 막고 있는 난처한 상황도 가끔 생깁니다.)
의외로 골목을 걷다보면 나무에 다리가 묶여있는 닭들도 종종 만납니다. 예전에는 닭고기나 계란 같은 식재료로 얻기 위해 키운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필리핀은 한국의 승마장와 같이 투계장(현지어로 Sabong)이 활성화된 곳이라 큰 수탉들을 집집마다 키워서 판다고 합니다. 집 근처 닭들이 새벽마다 우는 소리 때문에 힘든 시기도 보냈었어요.
(닭의 울음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날카롭습니다.)
또 이제는 거실 벽을 샤라락 기어 다니는 작은 도마뱀들을 보면 깜짝 놀라지만 귀엽고, 여전히 이름 모를 다리가 많은 벌레들과 엄지손가락 만한 큰 바퀴벌레들은 1년이 지나도 적응이 잘 되지 않고 있답니다. 이곳에서 함께 해야 할 숙명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요?
(한국에서는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현성의 이야기 3] 살아있는 것들과 살아가는 하루
2025/06/16
오늘은 지난 5월 중순 방문했던 사업 지역 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사업 지역 중 가장 산 속 깊숙이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실비노루보스 군은 "
고립낙후지역
"이 많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혹시 “고립낙후지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고립낙후지역: 필리핀 정부에서 의료·복지·교육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지역을 구분하여 지칭하는 공식 명칭
필리핀은 약 7,6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산악 지형이거나 구릉지대여서 중심지로부터 단절되어 산 곳곳에 독립적으로 형성된 마을이 많습니다. 이러한 마을은 대부분 밀림지대 안에 고립되어 교통과 통신이 불편하고,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실비노루보스 군은 저희 메인 사무실이 위치해있는 타클로반 시내에서 무려 9시간 정도 차를 타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을 방불케하는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 후, 다시 오토바이로 갈아타 산길과 물길 사이를 가르며 30분을 달려가니 작은 마을이 보입니다.
“설마 이런 밀림 안에 마을이 있겠어?”
생각할 만큼 깊은 산 속에 아기자기한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랑가이 카바바요간 들어가는 길
[혜원의 이야기 2] 산 넘고 물 건너 작은 마을로
2025/06/13
이제 필리핀에 온 지도 1년이 훌쩍 넘어 익숙해졌지만, 필리핀 생활은 '1일 1챌린지'의 연속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루의 하나씩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생활하다 보면 어떤 일들이 생기고, 해결해 왔는지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례1
화장실 전등 스위치가 고장 나서 교체를 해야하는데, 수리해주시는 분께 연락해보니 3일 뒤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생활용품점에서 드라이버와 스위치를 사서 셀프 교체 완료. (정보: 전등 스위치를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 함께 파견지에 나온 아내가 찍어준 사진이에요ㅎㅎ)
사례2
제가 사는 지역은 5-6주에 한 번씩 하루 종일 정전이 됩니다. 나름 전기 회사에서 미리 공지를 해주지만 한여름에 충전식 선풍기만 가지고 버티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늘 손전등을 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례3
[현성의 이야기 2] 불편과 마주하며 느끼는 것들
2025/05/26
안녕하세요! 어느새 필리핀 파견 생활 1년을 맞이한 류혜원 간사입니다.
저는 이전 편에 등장한 현성님과 함께 필리핀 동부비사야 지역 엄마와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모자보건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2022년 필리핀 북쪽 지역에서 6개월간의 파견생활 후 2024년부터 다시 필리핀 동남쪽에서 파견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견 1년을 채워가니 처음엔 신기했던 광경들이 이제는 친숙한 일상이 되어 가고 있네요.
파견 다이어리를 통해 한국에 계신 분들을 위한 기록을 남기다 보면 제 일상을 낯설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파견 업무와 생활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앞으로 파견지에서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필리핀 동부비사야 지역에서 생활하며 저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혜원의 이야기 1] 파견, 그 1년 후
2025/05/01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 파견 2년차 지현성입니다.
2023년 월드비전에 입사해서, 2024년 4월 1일 필리핀으로 파견오게 되었어요. 필리핀에서의 제 직책은 Compliance Advisor인데요, 현지 직원들이 프로그램 예산을 집행하거나 결과물을 제출할 때,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라고 생각했어요.
작은 마을에 가면 형제자매인지 사촌인지 모르겠지만 외모도 비슷하게 생긴 아이들 6-7명이 함께 다니고,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키우는 장면도 흔히 볼 수가 있어요.
‘한국보다 얼마나 애들이 많이 태어나길래?’하고 찾아봤더니, 2023년 필리핀에서는 아기들이 121만명이나 태어났다고 하더라구요. 2024년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약 24만명이라고 하니 무려 5배나 높은 수치인데, 괜히 아이들이 많다고 느낀 건 아니었던 것 같네요.
(체육대회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
어디에서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를 들으면 필리핀이 활기찬 나라처럼 느껴지지만, 아직도 필리핀의 여러 지역들, 특히 저희가 사업을 하고 있는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은 산모들과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기에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곳이 많이 있어요.
산모들이 임신과 출산, 영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보건소가 너무 멀어서 검진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삭의 산모들이 보건소로 검진을 받기 위해 모터보트를 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몇시간씩 가야한다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시나요?
(하발하발(Habalhabal)이라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검진받으러 가는 임산부의 모습)
저희는 이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이러한 어려움들을 조금씩 해결하기 위해 조금은 생소한 필리핀 레이떼 섬, 타클로반으로 파견을 오게 되었답니다.
[현성의 이야기 1] 필리핀 사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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