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혜원의 필리핀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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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혜원의 필리핀 다이어리
#현성 #ISTJ #6년간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국제개발사업으로 뛰어든 남자
#혜원 #INFP #국제개발사업 파견 2년차 #아직은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은 개발협력 새내기
첫 다이어리부터 정주행 하기
한국에서는 건물의 착공식이나 이양식에 가볼 일이 없지만, 파견지에서는 유독 건축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모자보건사업 같은 경우 보건소를 짓고 개보수하는 활동이 주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런 기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양식이 낯선 분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양식은 한자 그대로 “넘겨주는” 행사를 뜻합니다. 월드비전을 통해 잘 지어진 건물을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지방정부에 넘겨주며, 앞으로 성실히 관리할 것을 약속 받는 자리인 것이죠.
저희 사업의 보건소 이양식에 가면 지역 주민들, 보건소 직원들, 지역정부 관계자들, 종교지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새로운 건물 앞에서 들뜬 마음으로 서서 행사를 시작합니다. 이후 각 조직 대표자의 연설, 리본 커팅식과 Donor Plate 공개, 이양식 문서 작성, 식사 시간 순으로 진행됩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리본 커팅식과 Donor Plate 공개는 순식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 이양식 대부분의 시간은 각 조직 대표의 연설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정부 관계자들의 연설을 듣는 이 시간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고 동기 부여가 되는 시간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지역사회에 실제적인 변화를 낳고 있고,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변화를 위해 간절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연설을 듣다보면 각 연설자들은 서로 다른 전문성,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 건물을 통해 바라는 지역사회의 모습은 결국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목적지를 재확인하는 것이 이양식의 중요한 기능
인 것 같습니다.
이양식의 모든 순서가 끝나면 항상 보건소와 지역정부에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주십니다. 식사를 하고 있으면 저희 파견자들에게 새로운 음식이나 디저트를 하나라도 더 맛보게 해주시려고 이것저것 새롭고 신기한 음식을 가져와주십니다. 덕분에 그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과 디저트를 많이 알아오곤 합니다.
[혜원의 이야기 4] 이양식에 다녀온 날
2025/10/11
필리핀은 노인, 장애인, 임산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그들을 배려하고 있을까요? 예상외로 필리핀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가 촘촘하게 갖추어져있고, 이들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람들의 일상 속 문화로도 깊이 스며들어 있답니다.
먼저 제도적인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고령자나 장애인의 경우 의약품이나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에 대해 20%의 할인, 부가가치세 면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건강보험 가입 및 비용에 대한 지원이나 학비 등 여러 지원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 사회복지개발부의 장애인, 고령자에 대한 정부 정책 안내문)
일상 생활의 측면에서는, 대형마트나 은행 창구 등에서 사회적 약자가 우선으로 응대 받을 수 있도록 '약자 우선 창구'가 항상 있습니다. 공항을 이용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곳에는 노약자를 휠체어로 이동하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거나 주차 장소를 가로막으면 높은 과태료를 내는 것처럼, 필리핀도 이러한 위반에 대해 높은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좌석이로 지정되어 있고, 대형마트에도 우선 결제 라인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직원들이 휠체어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
[현성의 이야기 7] 사회적 약자를 품는 나라, 필리핀
2025/10/06
파견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주말이나 휴일, 휴가 때는 뭐하고 지내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대부분 집 청소하기, 운동하기, 카페가기 이 세가지만 해도 주말이 다 가지만, 오늘은 이번 여름 휴가때 다녀온 필리핀의 숨은 피서지인 Cold spring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Cold spring은 한국의 계곡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필리핀에서는 마을이나 개인이 소유한 땅을 수영장처럼 만든 경우가 많은데, 보통 시멘트로 물길을 막아 풀(Pool)장 형태를 만들고, 그 주변에 Cottage(원두막 같은 휴식 공간)를 세워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아요.(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스케일이죠?)
쉽게 말하면, '계곡물이 계속 흘러들어와 순환하는 야외 수영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넓고 깊은 물이 있는 수영장의 장점과 맑은 물, 원두막에서 휴식과 식사가 가능한 계곡의 장점을 모두 가진 멋진 공간이랍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필리핀은 Hot spring도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필리핀 내에 화산활동이 활발하다보니, 따뜻한 물이 흐르는 온천 풀장도 꽤 있다고 해요. 여행 유튜버인 빠니보틀님도 필리핀의 Hot spring를 다녀오신 영상이 있었어요!)
다른 한인분들의 소개로 타클로반 인근 도시인 하로의 Jagusa’is Cold Spring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 물도 깨끗하고 조용해서 힐링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었어요. 마침 얼마 전에 감사하게도 친구 부부가 여름 휴가를 제가 사는 곳으로 놀러 와서 이곳에 또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 근처에 차를 세우고 계곡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 같이, 이곳도 차를 세우고 15분 정도 산길을 걸어 들어가면, 눈앞에 탁 트인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아침 일찍 가면 사람도 없어서, 이 모든 자연을 온전히 저희만의 공간으로 즐길 수 있답니다.)
[현성의 이야기 6] 산 속 수영장, Cold Spring
2025/09/03
여러분은 Lei라는 단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단어 자체는 낯설지만, 하와이나 태평양 섬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꽃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는 장면은 한 번쯤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꽃장식이나 목걸이를 바로 Lei라고 부른답니다.
Lei는 미국 하와이, 필리핀, 남태평양 섬국가 등 여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 장식품입니다. 꽃, 잎사귀, 조개, 리본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고, 큰 행사나 귀빈 환영, 종교 행사 등에 환영, 사랑, 존경, 축복의 뜻을 담아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실제 방문이나 행사에서 Lei를 걸어주는 모습들)
필리핀에서는 전통적으로 필리핀의 국화인 삼파귀타(Sampaguita) 꽃으로 만든 Sampaguita Lei를 사용했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편의성이나 디자인을 고려해서 리본이나 천을 이용하는 로제트(Rosette) Lei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사업 현장 모니터링을 가거나 공식 행사가 있을 때, 지역 주민들이나 행사를 주관하는 직원들이 내빈과 손님들에게 Mabuhay!(환영합니다!)이라고 말하며 Lei를 걸어주면 비로소 일정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도 필리핀에서 다양한 종류의 Lei를 선물로 받아보았어요.
[현성의 이야기 5] 필리핀식 환영의 목걸이, Lei
2025/08/12
부모님: '한국에서 옷 좀 사서 보내줄까?' 나 : '저 요즘 회사에 유니폼밖에 안입고 다녀서 옷 필요없어요.'
부모님과 통화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옷장을 열어서 회사 옷을 몇 개 가지고 있나 세어봤더니 7-8개가 되더라구요.
(색깔도 디자인도 겹치지 않게 참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유니폼을 입는 직업이 대부분 정해져 있고, 보통 자기 옷을 입고 출근해서 갈아입는데 이곳에선 언제 어디서나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 유니폼을 만들면 대부분 잠옷이 된다는 슬픈 전설이....) 한국에서는 대형마트나 동네에서 회사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본다면 엄청난 관심을 받을텐데, 여기서는 단순히 ‘출근복’이라고 하기엔 너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게 유니폼을 잘 입고 다닌답니다.
(지역보건요원 유니폼은 평소에도 잘 입고 다니셔서 사업 홍보에도 참 좋아요!)
개인적으로 필리핀 사람들에게 유니폼은 단순히 옷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공동체 내에서 나의 일과 소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공동체의 일부가 되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소속감과 자신감을 강화시켜주기도 하구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필리핀에서는 국내선 항공이나 배를 탈 때 회사의 사원증이나 학교 학생증으로도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답니다. 그만큼 필리핀 사회의 분위기가 '나의 소속이 나를 증명해준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또 유니폼은 아주 실용적이고 경제적이기도 해요. 사실 매일 아침 출근하거나 등교하면서 '오늘 뭐 입지?' 고민하는 것도 은근히 큰 스트레스인데, 유니폼이 있으면 그런 고민에서 자유로워지고, 옷에 신경 쓰는 시간도 줄어들어요. 중, 고등학교 때 교복을 입으면서 사복을 많이 사지 않아도 되고, 아침에 고민 없이 입고 나갈 수 있어서 참 편했었죠.
(9월에 있을 행사 유니폼 사이즈를 신청하라고 메일이 왔습니다. 행사 참가 기념품으로 받는 경우도 있지만, 놀랍게도 '사비'로 구매한 유니폼들도 꽤 있답니다!)
[현성의 이야기 4] 필리핀 사람들의 유니폼 사랑
2025/07/28
주말 오후
, 저는 주로 시내에 나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시내에 갈 때는 “멀티캅(Multicab)”이라는 교통 수단을 이용합니다. 일본 수입제 경량 트럭을 개조하여 만든 멀티캅은 필리핀의 대표 교통수단인 지프니보다 폭이 좁고 높이가 낮은, 동부 비사야 지역 대표 이동 수단입니다.
지프니를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류장은 따로 없고, 정해진 루트 안에서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최대 정원은 12명 정도되는 것 같은데, 기사님들은 항상 더 탈 수 있다며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나서야 출발하십니다. ㅎㅎ 다른 탑승자들과 서로 어깨를 맞댄 채 옹기종기 앉아 가는 것이 멀티캅만의 매력입니다.
주말에 시내에 찾아가는 이유는 시장에서는 저렴하고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왠지 싱싱해보이지 않네요..
)
멀티캅을 타고 나가서 시장에서 장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여러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것이 주말 루틴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땀 범벅이 되어 집에 황급히 돌아오긴 하지만요~
[혜원의 이야기 3-2] 파견 주말 일상 TMI
2025/07/28
오늘은 파견지에서의 일상 속 TMI들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아침 9시
,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하면 다양한 간식을 판매하시는 아저씨들이 찾아오십니다.
제가 가장 자주 먹는 간식은 “
따호
” 입니다.
"따호"는 따뜻한 순두부와 타피오카 펄에 흑당과 연유를 적당히 뿌려 만든 필리핀 오전 간식입니다. 따호 아저씨께서 복도에서
“따호~”
를 외치시면
(제 옛 기억 속 동네 세탁소 아저씨께서 “세~탁~”을 외치셨던 것과 비슷한 음역대로)
사무실 직원들은 하나둘씩 각자 컵을 들고 나가서 줄을 섭니다.
흑당의 달달함과 순두부의 고소함이 잘 어울려서 매일 아침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직원들이 아저씨의 목소리에 홀린 듯 나가곤 합니다. 만약 필리핀을 방문하실 일이 있으면 꼭 따호를 드셔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아침마다 따호~를 외치시는 목소리에 귀기울여보세요!
두번째로 자주 먹는 간식은 "
빨리따오(Palitaw)
"입니다.
빨리따오는 따갈로그어로 "떠오르다"라는 뜻으로, 끓는 물에 넣은 찹쌀 반죽이 물 위로 떠오를 때 건져내는 레시피에서 파생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납작한 찹쌀떡에 코코넛 가루, 참깨, 설탕이 골고루 묻혀져서 고소하고, 찹쌀 덕분에 포만감이 오래가는 든든한 간식입니다. 아침에 특히 배가 고플 때 찾게 되는 간식입니다..
[혜원의 이야기 3-1] 파견 일상 간식 TMI
2025/07/28
제가 살고 있는 필리핀은
연 평균 기온이 27도인 열대 기후 지역
입니다. 한국은 4계절이 있어 겨울이 오면 동물들은 겨울 잠을 자고, 곤충들은 잠시 사라지고, 나무도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데, 사시사철 푸르고 비가 많이 오는 필리핀에서는 동식물, 곤충들이 쉴 틈이 없이 일 년 내내 자란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만든 도로와 집이라고 해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듯, 저는 여러 살아있는 것들과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출/퇴근길과 산책 길에는 무리 지어 다니는 개들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아직 위험에 노출된 적은 없지만 사업 현장을 모니터링 하다 보면 보건소에 개 물림 사고로 방문한 환자들도 꽤 많습니다.
(동네 골목대장처럼 개들이 길을 막고 있는 난처한 상황도 가끔 생깁니다.)
의외로 골목을 걷다보면 나무에 다리가 묶여있는 닭들도 종종 만납니다. 예전에는 닭고기나 계란 같은 식재료로 얻기 위해 키운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필리핀은 한국의 승마장와 같이 투계장(현지어로 Sabong)이 활성화된 곳이라 큰 수탉들을 집집마다 키워서 판다고 합니다. 집 근처 닭들이 새벽마다 우는 소리 때문에 힘든 시기도 보냈었어요.
(닭의 울음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날카롭습니다.)
또 이제는 거실 벽을 샤라락 기어 다니는 작은 도마뱀들을 보면 깜짝 놀라지만 귀엽고, 여전히 이름 모를 다리가 많은 벌레들과 엄지손가락 만한 큰 바퀴벌레들은 1년이 지나도 적응이 잘 되지 않고 있답니다. 이곳에서 함께 해야 할 숙명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요?
(한국에서는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현성의 이야기 3] 살아있는 것들과 살아가는 하루
2025/06/16
오늘은 지난 5월 중순 방문했던 사업 지역 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사업 지역 중 가장 산 속 깊숙이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실비노루보스 군은 "
고립낙후지역
"이 많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혹시 “고립낙후지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고립낙후지역: 필리핀 정부에서 의료·복지·교육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지역을 구분하여 지칭하는 공식 명칭
필리핀은 약 7,6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산악 지형이거나 구릉지대여서 중심지로부터 단절되어 산 곳곳에 독립적으로 형성된 마을이 많습니다. 이러한 마을은 대부분 밀림지대 안에 고립되어 교통과 통신이 불편하고,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실비노루보스 군은 저희 메인 사무실이 위치해있는 타클로반 시내에서 무려 9시간 정도 차를 타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을 방불케하는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 후, 다시 오토바이로 갈아타 산길과 물길 사이를 가르며 30분을 달려가니 작은 마을이 보입니다.
“설마 이런 밀림 안에 마을이 있겠어?”
생각할 만큼 깊은 산 속에 아기자기한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랑가이 카바바요간 들어가는 길
[혜원의 이야기 2] 산 넘고 물 건너 작은 마을로
2025/06/13
이제 필리핀에 온 지도 1년이 훌쩍 넘어 익숙해졌지만, 필리핀 생활은 '1일 1챌린지'의 연속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루의 하나씩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생활하다 보면 어떤 일들이 생기고, 해결해 왔는지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례1
화장실 전등 스위치가 고장 나서 교체를 해야하는데, 수리해주시는 분께 연락해보니 3일 뒤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생활용품점에서 드라이버와 스위치를 사서 셀프 교체 완료. (정보: 전등 스위치를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 함께 파견지에 나온 아내가 찍어준 사진이에요ㅎㅎ)
사례2
제가 사는 지역은 5-6주에 한 번씩 하루 종일 정전이 됩니다. 나름 전기 회사에서 미리 공지를 해주지만 한여름에 충전식 선풍기만 가지고 버티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늘 손전등을 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례3
[현성의 이야기 2] 불편과 마주하며 느끼는 것들
2025/05/26
안녕하세요! 어느새 필리핀 파견 생활 1년을 맞이한 류혜원 간사입니다.
저는 이전 편에 등장한 현성님과 함께 필리핀 동부비사야 지역 엄마와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모자보건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2022년 필리핀 북쪽 지역에서 6개월간의 파견생활 후 2024년부터 다시 필리핀 동남쪽에서 파견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견 1년을 채워가니 처음엔 신기했던 광경들이 이제는 친숙한 일상이 되어 가고 있네요.
파견 다이어리를 통해 한국에 계신 분들을 위한 기록을 남기다 보면 제 일상을 낯설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파견 업무와 생활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앞으로 파견지에서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필리핀 동부비사야 지역에서 생활하며 저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혜원의 이야기 1] 파견, 그 1년 후
2025/05/01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 파견 2년차 지현성입니다.
2023년 월드비전에 입사해서, 2024년 4월 1일 필리핀으로 파견오게 되었어요. 필리핀에서의 제 직책은 Compliance Advisor인데요, 현지 직원들이 프로그램 예산을 집행하거나 결과물을 제출할 때,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라고 생각했어요.
작은 마을에 가면 형제자매인지 사촌인지 모르겠지만 외모도 비슷하게 생긴 아이들 6-7명이 함께 다니고,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키우는 장면도 흔히 볼 수가 있어요.
‘한국보다 얼마나 애들이 많이 태어나길래?’하고 찾아봤더니, 2023년 필리핀에서는 아기들이 121만명이나 태어났다고 하더라구요. 2024년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약 24만명이라고 하니 무려 5배나 높은 수치인데, 괜히 아이들이 많다고 느낀 건 아니었던 것 같네요.
(체육대회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
어디에서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를 들으면 필리핀이 활기찬 나라처럼 느껴지지만, 아직도 필리핀의 여러 지역들, 특히 저희가 사업을 하고 있는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은 산모들과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기에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곳이 많이 있어요.
산모들이 임신과 출산, 영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보건소가 너무 멀어서 검진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삭의 산모들이 보건소로 검진을 받기 위해 모터보트를 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몇시간씩 가야한다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시나요?
(하발하발(Habalhabal)이라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검진받으러 가는 임산부의 모습)
저희는 이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이러한 어려움들을 조금씩 해결하기 위해 조금은 생소한 필리핀 레이떼 섬, 타클로반으로 파견을 오게 되었답니다.
[현성의 이야기 1] 필리핀 사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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